1. 국제유가·환율 상승에 석유류 가격 급등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4%를 기록하며, 2024년 7월 이후 1년 3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이는 국제 유가 상승, 원·달러 환율 강세, 그리고 긴 추석 연휴로 인한 여행 수요 증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전월 대비 4.8% 상승하며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경유가 8.2%, 휘발유가 4.5% 올랐으며,
이로 인해 물류비와 생산비가 연쇄적으로 인상되어 공업제품 전반의 가격이 2.3% 상승했습니다.
가공식품의 상승세는 다소 둔화되었지만, 커피(14.7%)와 빵(6.6%) 등 생활 필수품은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이 국내 소비자 가격에 빠르게 전이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한국은행은 “유가 상승세가 완화되고 서비스 수요가 둔화될 경우,
연말과 내년 초에는 물가가 2% 내외 수준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국제 정세 불안과 중동발 유가 변동성은 여전히 물가 안정의 주요 변수로 지목됩니다.



2. 잦은 비로 농산물 출하 지연… 쌀·사과 가격 급등
이번 물가 상승에는 기상 요인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급등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0월 한 달간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과일과 곡물의 출하가 늦어지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습니다.
특히 쌀(21.3%)과 사과(21.6%)는 20% 이상 오르며,
쌀값은 2019년 1월 이후 6년 9개월 만의 최고 오름폭을 기록했습니다.
이상기온과 집중호우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일부 채소류는 출하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했지만,
곡물과 과일은 비로 인해 수확과 출하가 늦어져 가격 상승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김장철 물가 안정을 위한 대응책을 즉시 발표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무 등 4만 7,500톤의 공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으며,
비축 물량(8,500톤)과 계약재배 물량(2,800톤)을 단계적으로 시장에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김치 제조업체의 과도한 사재기를 막기 위해 가정용 수요 우선 공급 정책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무 9,000톤, 정부 비축분 2,000톤을 포함한 공급 계획이 추진 중이며,
가을무 생산이 부족할 경우 겨울무 출하를 앞당겨 시장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입니다.



3. 긴 연휴·여행 수요 폭증으로 서비스 물가도 상승
10월 초 추석과 황금연휴가 겹치며 여행 및 숙박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
전체 물가 상승률의 0.72%포인트를 끌어올렸습니다.
숙박료, 여행상품, 보험료 등 여가·서비스 항목의 가격 상승폭이 특히 컸으며,
이는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유입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됩니다.
한국은행은 이를 “단기적 수요 집중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평가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소비쿠폰 정책이 물가 상승을 자극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기획재정부는 “소비쿠폰은 본인 주소지 내 오프라인 결제에만 한정되어 있으며,
온라인 여행이나 타지역 숙박에는 사용이 불가능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연말 물가 안정의 관건은 ‘국제 유가와 공급망 회복’
10월 물가 상승은 국제 유가, 이상기후, 연휴 수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정부는 농산물 공급 안정과 유가 변동 완화를 위해 비축분 활용 및
생활물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한 채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국제 유가가 안정되고 농산물 수급이 정상화된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시 2% 내외로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결국 물가 안정의 핵심은 유가·환율 흐름과 공급망 회복 속도,
그리고 정부의 생활물가 관리 정책의 일관성에 달려 있습니다.
서민 체감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단기 대책을 넘어 구조적 가격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